사진=영화 '파이브 피트' 포스터. 출처=네이버 영화
일반적인 단순한 사랑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이 작품을 선택했었다. 평소 영화 전체를 시청하지 않아도 다양한 작품을 알 수 있는 유튜브 리뷰 채널을 즐겨 보는 편이기에 큰 기대는 없었다. 그저 일상이 지칠 때 사랑이라는 감정이 주는 뭉클함과 행복을 느끼고 싶을 때 로맨스 장르의 영화를 자주 시청하기 때문에 한 번 보자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접촉이 금지된 사랑을 담은 영화’라는 특징에 강렬한 호기심을 느끼게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주제와 소재이며 낭포성 섬유증에 대한 지식 없이는 이 병에 대해 모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생소함이 오히려 독창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영화가 끝나고 난 뒤 사랑과 삶의 소중함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됐고, 마치 한 대 맞은 것 같은 깨달음을 얻게 됐다.
사진=영화 '파이브 피트'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사진=영화 '파이브 피트'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가까이 할 수 없는 사람들 사이의 로맨스. 안전거리를 유지하지 않으면 서로가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피어나는 사랑. 필자의 인생작 <파이브 피트>(Five Feet Apart, 2019)는 같은 병을 가진 사람들끼리는 6피트 이하로 접근하거나 접촉하면 안되는 상황 속에서의 사랑을 다룬 영화이다.
이 작품은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저스틴 밸도니가 연출을 맡아 2019년 3월 5일에 개봉했다. 그리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뜻깊은 메시지와 함께 매력적으로 연출하며 많은 관객들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실제 네이버 평점 9.01과 CGV의 실관람자 기준 평점 시스템인 골든에그 지수 95%를 기록하며 멜로, 로맨스, 드라마 장르를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한 번쯤 볼만한 작품임을 증명했다.
사진=영화 '파이브 피트'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사진=영화 '파이브 피트'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이야기는 주인공 스텔라(헤일리 루 리차드슨)의 나레이션으로 시작된다. 그녀의 목소리와 함께 우리가 쉽게 보는 평범한 일상이 흘러간다. 이는 마치 누구나 항상 겪는 평범한 모습처럼 보인다. 하지만 그녀의 초반 대사는 이 작품의 주요 소재와 주인공의 마음을 그대로 담은 중요한 메시지로 연결된다. 그래서 모든 것이 끝난 뒤에 다시 처음을 생각해보면 그 의미가 더욱 배가 되기도 한다. 시작과 끝에 담긴 스텔라의 나레이션이자 메시지의 반복적 연출은 관객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작중 낭포성 섬유증(CF)을 앓고 있는 스텔라는 철저한 치료와 자기 관리를 하며 일상을 보내던 중, 우연한 계기로 같은 병을 가진 윌(콜 스프라우스)을 만나게 된다. 윌은 스텔라와 달리 자신의 병을 우습게 생각하며 치료를 제대로 받지 않고 있었다. 그리고 이를 본 스텔라가 그에게 희망과 웃음을 주며 서로에게 점차 호감을 가지게 된다. CF는 같은 병을 가진 환자들끼리는 6피트의 거리를 유지해야 하지만 이러한 물리적 거리의 위험을 불구하고 둘의 사이는 깊어지게 된다.
사진=영화 '파이브 피트'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사진=영화 '파이브 피트'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접촉이 금지된 사랑’이라는 설정은 <파이브 피트>를 일반적인 로맨스 영화와는 다른 특별한 작품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신체적 접촉 없이도 두 사람의 감정이 깊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내는 연출은 이 영화의 장점을 극대화한다.
슬픔과 사랑을 함께 담고 있는 주인공들의 미묘한 표정과 눈빛과 거리감을 유지한 채 나누는 이들의 대화는 사랑이라는 감정을 더욱 강렬하게 전달한다. 그래서 관객들은 새로운 관점에서 사랑의 본질에 대해 생각하게 되고 더욱 몰입할 수밖에 없다. 남녀의 사랑 너머 전해지는 병을 가진 환자들의 이야기 또한 보는 이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사진=영화 '파이브 피트'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사진=영화 '파이브 피트'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그러니, 지금 이걸 보고 있다면 그리고 그럴 수 있다면, 옆에 있는 그 사람을 만지세요. 1초라도 낭비하기에 인생은 너무 짧으니까”. 이 대사는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사랑을 나타내는 동시에 스크린 너머에 전하는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언제든 주변 사람을 만지고, 안고, 사랑할 수 있는 우리의 일상이 누군가에게는 소원이라는 가장 큰 메시지를 담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Andy Grammer - Don't Give Up On Me’ 같은 OST가 흘러나오며 배우들의 생생한 연기를 통해 표현되는 깊은 사랑은 마치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지만 삶을 포기하지 말라고 서로에게 소리치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래서 관객들은 더욱 몰입하며 감동을 받게 된다.
사진=영화 '파이브 피트' 스틸컷. 출처=네이버 영화
사랑하는 누군가와의 이별, 질병과의 힘든 싸움을 하고 있는 수많은 환자들의 감정을 깊게 느낄 수 있는 영화. 항상 느끼고 있는 누군가의 온기와 손길이 얼마나 소중한지, 단순한 사랑을 느끼는 것을 넘어 그 본질에 대해 알게 해주는 작품.
<파이브 피트>는 바로 옆에 있는 사람의 소중함을 잊고 살거나 사랑이 식었다고 느끼는 모두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는 영화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내 삶이 너무 외롭다고 느끼는 그런 사람들에게 소개하고 싶은 작품이기도 하다. 생소하지만 그래서 더 특별한 필자의 인생작 <파이브 피트>를 추천해본다.
* "지금의 기사는 <뉴스작성기초> 수업의 결과물로 7월 3일 <학술신문>에 게재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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